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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의 영성/창조절 묵상

2020 창조절 묵상_30일(달)_#살림

by 살림(교육센터) 2020.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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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창조절 묵상 26~30.zip
4.63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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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 30일/달

 

해와 달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빛나는 별들아, 모두 다 주님을 찬양하여라(시편 148:3).”

 

초승달,

눈썹처럼 가는 조각달.

초승달이 상현달이 되고 보름달이 되고 하현달이 되고 그믐달이 되는 신비.

그믐과 초승 사이를 바라보며,

강아지 두 이레 만큼이라도라는 구상 시인의 시를 떠올린다.

그렇게 눈을 뜬 초승달은,

시간이 지나면서 반달이 되고 보름달이 된다.

그 어느 순간이라도 모두 완벽하기에

그들은 보름달이라고 안주하지 않고 또 자신을 비워 아무것도 아닌 상태로 돌아간다.

달에게서 비움과 채움은 하나다.

 

달빛이 적은 날에는

작은 별들이 잔치하는 날,

그믐에 빛나는 별들이 더욱 찬란하다.

해와 달과 별이 조화를 이뤄 모두 존재하면서도

어떤 시간에는 해를, 어떤 시간에는 달을, 어떤 시간에는 별을 위하니

자기를 들어내지 않으면서 타자를 더욱 빛내는 삶을 살겠다는 생각 없어 무위자연(無爲自然).

 

그믐밤이었을 것이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숲길을 걷다보니

도시의 불빛에 익숙하던 동공이 새로이 열린다.

하얀 고무신에 그 작은 별빛이 하얗게 빛나며 걸어갈 길을 비춰준다.

도시의 휘황찬란한 불빛에서도 길을 잃곤 했던 길치가,

그 작은 빛에 집중을 하며 제 길을 걷고 있었다.

 

어둠 속에 보이는 것은 작은 불빛뿐임에도,

구석구석 비추이는 인공의 불빛을 의존해서 바라보던 세상보다

더 많은 신비를 보여준다.

강아지 두 이레 만큼이라도 마음의 눈을 뜨니’,

비로소 보이는 눈뜸의 기적을 통해서,

예수의 기적이 단순히 육체를 치유하는 것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마음에 새긴다.

 

달과 별의 찬양을 보고 듣는 일, 이것이 기적이다.

 

기도

주님, 세상에 눈멀어 창조세계를 볼 줄 모르는 눈을 뜨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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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숲 #창조절묵상(글사진,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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