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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 29일/ 조각
“그리고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복음 8:32)."
속새는 텅 빈 마디줄기가 전부다.
더 이상 덜어낼 것이 없는 단순한 모습, 진리를 닮았다.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첫 번째 동사,
‘창조하다.’는 히브리어로 ‘바라(bara)’다.
‘바라’는 ‘더 이상 덜어낼 것이 없는 단순한 모습으로 만들다.’이다.
조각에 해당하는 영어 ‘스컬프쳐sculpture’는
라틴어 ‘스쿨페레sculpere’에서 유래했다.
‘쓸데없고 부수적인 것을 덜어내다, 잘라내다, 쪼아서 제거하다’라는 뜻이다.
예술가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조각품이라고 인정하는 작품은 미켈란젤로의 ‘다윗상’이다.
미켈란젤로는 작품 의뢰를 받고 대리석을 찾다가 6미터에 달하는 커다란 대리석을 만난다.
5.1미터에 달하는 다윗상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일설에 따르면 그는 커다란 대리석을 보는 순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 조각상은 내가 작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대리석 덩어리 안에 완성되어 있었다. 그것은 이미 그 안에 있었고, 나는 필요 없는 것을 덜어냈을 뿐이다. 내 손에는 정과 망치가 있다. 나는 이 커다란 돌에서 쓸데없는 것들을 덜어낼 것이다.“
창조란, 조각이다.
‘더 이상 덜어낼 것이 없는 단순한 모습으로 만들다.’는 뜻이 창조니 조각은 곧 창조다.
그러므로 창조적인 삶이란,
자신의 삶에서 필요 없는 것을 매일매일 덜어내는 것이다.
무엇을 덜어내고 잘라낼 것인가?
진리는 단순하다.
복잡하지 않다.
그리하여 진리를 맛본 이들의 삶은 자유롭다.
속새의 텅 빈 줄기, 아침 햇살에 은은하게 빛나는 연록의 빛 앞에 서면
아직도 조각 중인 나를 보며,
쓸데없이 남아 나를 나 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쪼아내길 소망한다.
기도
주님, 매일매일 내 삶에 쓸데없는 것들을 덜어내는 삶을 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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