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돌봄, 순환이 만나는 은평 마을탐방
생태문화학교 수강생들과 함께 은평의 여러 현장을 걸으며, 생태전환이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마을 안에서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만났습니다. 먼저 찾은 곳은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햇빛상점이었습니다. 태양광 발전, 우유팩과 병뚜껑 재활용, 리필스테이션 운영 등을 통해 에너지와 자원순환이 기업이나 정부만의 일이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와 공동 소유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어 방문한 살림의원·살림치과에서는 협동조합 의료의 의미를 들었습니다. 건강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의 과제이며, 의료 또한 지역 안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공공의 가치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점심은 밥풀꽃 식당에서 나누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맛있는 식사를 함께하며, 한 끼 식사가 어디에서 왔는지 묻는 일이 결국 생명과 지역, 농촌을 생각하는 일임을 다시 느꼈습니다. 먹거리는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관계였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구산동도서관마을이었습니다.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만나고 배우고 이야기하며 함께 마을을 만들어가는 공동체의 거실이자 사랑방이었습니다. "마을에 이런 공간 하나쯤은 꼭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이어 방문한 슬기로운 지구생활상점에서는 무포장, 재사용, 리필이 특별한 환경운동이 아니라 일상의 생활기술임을 보았습니다. 작은 선택 하나가 지구를 돌보는 행동이 될 수 있음을 다시 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찾은 살림통합돌봄센터에서는 장애인 활동지원과 지역 돌봄 활동을 살펴보았습니다. 에너지, 순환, 먹거리, 의료로 이어진 오늘의 이야기는 결국 돌봄으로 모였습니다. 돌봄은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었습니다.
이번 탐방을 통해 다시 확인했습니다.
생태전환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문제입니다.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마을과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가는 삶의 방식입니다.
은평의 여러 현장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우리 마을에서는 무엇을 시작할 수 있을까?"
기후위기 시대, 생태전환의 답은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고, 함께 돌보고, 함께 살아가는 마을 안에 그 답의 씨앗이 이미 자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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