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5
성탄절 묵상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요한복음 3:16 하나님이 세상(cosmos)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개역개정)
그리스도인에게 성탄은 과거의 어느 날이 아닙니다. 매일 매일이 예수님께서 탄생하시는 날입니다. 하나님은 나사렛 예수 안에서 사람 몸이 되셨습니다. 그 하나님은 오늘 우리 안에서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하는 그리스도입니다. 그러니 “언제나 성탄절입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님 안에서 말씀이 됨으로 몸을 지닌 인간 삶이 지닌 깊은 의미를 보여줍니다. 성탄의 아침, 이 성탄이 갖는 의미를 우주적 범주에서 이해하고자 합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을 가진 이들이 단 한 구절의 성경을 암송하고 있다면, 그 구절은 분명히 “하나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습니다(요 3:16, 공동번역)”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구절은 오랫동안 하나님의 극진한 사랑의 대상을 인간으로 제한하여 읽었습니다.
생태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 우리는 “하나님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사”를 올 바르게 읽어야 합니다. 요한은 말씀이 육신이 되신 그지없는 하나님 사랑을 들려줍니다. 그 하나님은 온 세상(cosmos) 전체 피조세계를 사랑하셨습니다. 이 선언은 예수님의 육화가 인간만을 위함이 아닌 창조세계 전체를 향한 것임을 드러냅니다. 그 렇기에 육화의 참된 의미는 기독교 신앙이 인간적 범주에 머물지 않고, 우주적 범주로 끊임없이 확장됨입니다. 유영모 선생이 “개체 완성이 우주 완성”이라 했던 것은 예수님의 육화 안에서 선취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육화를 전 창조세계를 포함한 우주적 범주에서 이해하게 될 때 우리의 신앙은 우주적 범주로 확장될 것입니다.
이처럼 우주적 범주를 지닌 하나님 사랑을 이해하고 육화하신 예수님을 받아드릴 때, 이는 우리 인간이 창조세계와 맺는 새로운 관계를 제안합니다. 모든 피조물의 생명은 “거대한 신성의 바다”의 일부를 더욱 빛나게 만듦을 알게 됩니다. 피조물과 인간이 맺는 관계는 일찍 프란체스코 성인이 맛보았던 우주적 형제애(cosmological fraternity)입니다. 그리하여 생태적 삶을 추구하는 이들은 이 세상을 예수님의 탄생 으로 “장엄함”으로 채워지는 거룩한 성전임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 묵상을 위한 질문
예수님의 탄생은 인간사에 제한할 수 없습니다. 훨씬 넓은 우주적 사건입니다. 그 탄생의 장엄함을 하나님의 극진한 사랑 안에서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경험할 수 있을까요? 왜 그렇게 보아야 할까요?
● 한줄기도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시는 주님, 그 사랑의 그지없는 넓은 품안에 존재하는 하늘, 땅, 사람, 온 피조세계의 만물이 당신을 찬양하오니 찬미 받으소서!
- 최광선(순천 덕신교회 목사)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은,
2019년 대림절에 오신 주님과 더불어 오실 <주님의 눈으로 자연을 보는 말씀묵상>을 합니다. 이를 위해 도서출판 동연을 통해 20여 명의 묵상글을 담은 묵상집도 발행했습니다. 넉넉히 발행하지 못해 서점 이외에는 남지 않아 함께 묵상을 희망하는 분들을 위해 하루 전 묵상글을 온라인으로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묵상을 통해 주님께서 자연과 어떻게 관계를 맺기를 원하시는지 살피고, 그에 맞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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