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의 지도위원을 맡아주시기로 하신 양재성목사님은 매일 아침 시 한편으로 기도를 올리시네요.
늘 그렇지만, 오늘의 시, '이까짓 바람쯤이야'는
봄을 맞는 살림씨앗님들과 꼭 나누고 싶은 시여서, 허락을 받고 여기에 올립니다.
시를 나눠주신 목사님, 그리고 함께 읽는 살림씨앗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 평화!
+ 이까짓 바람쯤이야 +
오은영
단단한 씨앗문
머리로 밀고 나올 때
고 작은
새싹은 참 아팠겠다
딱딱한 달걀껍질
부리로 깨고 나올 때
고 작은
병아린 참 힘들었겠다
그런데 뭐
그런데 뭐
이까짓 꽃샘바람쯤이야
바람 속 꽃눈이
이를 악문다
++++++++++++++++
이를 악문 건
새싹만이 아니다
악덕 기업주에
삶터를 빼앗긴 노동자들
진실을 거부당한 사람들
이를 악문 건
꽃눈만이 아니다
갑들에 의해
사람됨을 빼앗긴 사람들
자존감을 거부당한 사람들
이를 악문 건
신의 형상을 자각한 사람들
절대로 생을 포기할 수 없는 사람들
평화의 끈을 놓지 않은 사람들이다
우리의 미래는
이를 악문 자들에게서 시작된다
그들과 함께 하는 연대
그 손잡음에서 피어난다
(0327. 가재울에서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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