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5
대림 1주(목)
정원 안의 작은 씨앗
마가 4:31, 32 심길 때에는 땅 위의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심긴 후에는 자라서 모든 풀보다 커지며 큰 가지를 내나니 공중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만큼 되느니라.
성경은 창조주 하나님에 대해 정원을 가꾸는 분으로 묘사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인간은 땅을 돌보는 역할을 부여 받았습니다. 아버지를 닮은 정원사, 농부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농사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십니다. 마가복음 본문에서 예수님은 작은 겨자씨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설명하십니다. 아무리 작은 씨앗이라도 그 안에는 적지 않은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 는 것처럼, 하나님나라의 복음도 이 세상 속에서는 작아 보이지만 그 안에는 무궁한 생명의 에너지가 축적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하나님의 다양한 창조 덕에 인간은 7000종이 넘는 생물을 먹으며 최근까지 살아 왔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 우리의 식탁의 오르고 있는 작물은 겨우 30여종 밖에 되지 않습니다. 20세기 초 미국에서는 7000종이 넘는 사과가 재배되었었는데 지금은 이 가운데 96%가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농작물의 유전적 다양성은 75%까지 감소하 였습니다. 무궁한 생명을 담고 있는 씨앗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후의 세대들은 씨앗을 통해 하나님나라를 사유하는 것을 점점 어려워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경제적 원인이 숨어 있습니다. 소수의 대기업이 종자를 독점함 에 따라 종자들이 상업적으로 변형되고 유통되기 시작했으며, 이는 우리 식탁에 오르는 품종의 단일화를 야기했습니다. 이렇게 창조의 섭리를 따라 번성해 온 작물들은 낮은 상품성을 이유로 지구상에서 점점 사라져 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만드시고 각자의 생물학적 특성을 통해 서로가 상생하게 하셨고, 그것들이 자라나는 땅과 그 땅에 깃든 미생물들, 그리고 그것을 먹는 우리에게까지도 생명이 흐르게 하셨습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는 씨앗에 풍성한 생명을 불어 넣으시면서 풍성한 생명력이 우리를 비롯한 모든 삶에 미치도록 하셨지만, 인류는 경제성과 상품성이라는 명목으로 하나님이 주신 생명의 흐름과 풍성함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생명을 풍성하게 하고 생명의 기운이 흐르게 해야 하는 책임을 갖고 있습니다. 씨앗과 가까이 지낼 때, 그리고 그것의 다양함과 풍성함을 인정할 때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의 식탁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 묵상을 위한 질문
생물의 다양성을 촉진하기 위해 밥상에서부터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 한줄기도
주님, 다양한 맛과 향, 색과 모양을 지닌 채소와 곡식들과 과일들은 우리가 미각과 후각, 시각과 촉각을 통해 발견하는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주님께서 작은 씨앗들 안에 새겨두신 생명과 사랑을 우리가 소중히 여기게 하소서.
- 김신영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부소장)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은,
2019년 대림절에 오신 주님과 더불어 오실 <주님의 눈으로 자연을 보는 말씀묵상>을 합니다. 이를 위해 도서출판 동연을 통해 20여 명의 묵상글을 담은 묵상집도 발행했습니다. 넉넉히 발행하지 못해 서점 이외에는 남지 않아 함께 묵상을 희망하는 분들을 위해 하루 전 묵상글을 온라인으로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아무쪼록 묵상을 통해 주님께서 자연과 어떻게 관계를 맺기를 원하시는지 살피고, 그에 맞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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