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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절 23일/좁은 길
“공중의 새를 보아라.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으나, 너희의 하늘 아버지께서 그것들을 먹이신다. 너희는 새보다 귀하지 아니하냐?(마태복음 6:26)”
자연과 우주의 본질을 묵상하는 일은 심오하고 거룩한 일이다.
인간으로서는 가늠할 수 없는 너무 큰일처럼 느껴지는 까닭에,
많은 이들은 지레 겁을 먹고 자신의 삶의 근원, 본질에 대해 묵상하는 일을 두려워한다.
하나님에 대해서도 그런 태도는 다르지 않아서,
하나님의 본질을 알기보다는 제 욕심을 투영한 우상을 만들고는 ‘신’이라 한다.
신은 우리에게 그를 인식할 수 있는 모든 장치를 주셨다.
인간으로서 그와 대면하여 그를 아는 것은 불가하다는 것을 아셨기에,
그를 만날 수 있는 에움길을 내시고, 그 길을 걷게 하셨다.
그 길은 ‘좁은 길’이다.
에움길, 좁은 길을 걷는 이들은 지름길을 걸어갈 때 보지 못하던 것들을 본다.
에움길은 돌아서 가는 길이요,
좁은 길은 겨우 사람 하나 걸어갈 만한 오솔길이기도 하니
그 길을 걷는 이들이라면 자연스럽게 자연을 만나게 된다.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
작은 이슬방울,
하늘을 나는 새,
꽃과 꽃 사이를 오가는 나비,
저보다 한 발 앞서가는 길앞잡이,
간혹은 발소리에 놀라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풀숲으로 몸을 숨기는 뱀까지.
그 모든 것들의 살아있음과 그들을 살게 하는 신비에 놀라고,
이럼에도 그들보다 더 귀한 존재로 창조하셨다는 은혜에 놀란다.
그 신비와 은혜의 빛이 어슴푸레 마음속으로 들어와 등불을 켜니 작은 깨달음.
‘모두가 우주의 본질을 담고 있는 자연이다. 하나하나가 우주다.’
“공중의 새를 보라! 그 안에 우주의 신비가 있으니.”
기도
주님, 일상에서 삶의 본질을 묵상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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