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0일 월요일, 살림 사무실 문을 닫아두고 우리는 관악산 자락 신림신앙교회로 모였습니다. 며칠 내린 비로 숲은 눅눅하고 깊은 향을 품고 있었죠. 우리 코디들은 그 촉촉한 흙내음을 맡으며 평소의 업무를 잠시 내려놓고 '숨 고르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날의 시간을 가만히 되짚어 봅니다.
오전, 나라는 존재의 빛깔을 찾아서
에니어그램을 펼쳐 놓고 우리 안의 풍경을 살폈습니다. 1, 2, 4, 7, 8… 유독 우리 공동체에는 ‘헬퍼 유형’이 많더군요. 누군가를 살리고 돕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서도, 정작 내 마음의 허기는 돌보지 못한 건 아닐까 걱정되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 자신의 내면을 정직하게 마주하며, 어떤 빛깔로 이 공동체에 머물고 있는지 확인했습니다.
오후, 느슨하지만 단단한 우리들의 대화
함께 밥을 먹고 난 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살림에 왜 남아 있나요?”라는 질문에 누군가는 “귀찮아서”, 또 누군가는 “날개에 걸려 못 나가서”라며 툭 내뱉듯 답했지요. 그 농담 속에 배어 있던 묘한 애착과 정서가 참 좋았습니다.
우리는 인류세라는 무거운 주제로도 잠시 머물렀습니다. 인간의 흔적이 지층이 되는 시대, 도처에서 들려오는 위기의 소식들 앞에서 사실 우리는 자주 작아집니다. 지구를 돌봐야 할 '책임의 대상'으로만 대하다 보면 금세 소진되고 말죠. 그래서 우리가 찾은 이야기는 '놀이'였습니다. 자연을 무게로만 대하지 않고, 숲에서 함께 뛰놀며 감각을 깨우는 것. 그 느슨한 연대와 생명 감각이야말로 우리가 살림을 이어가는 힘이라는 점에 서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마지막, 비 내리는 숲에서 드린 기도
하루의 끝은 복음관상과, 사방으로 열린 예배당과 빗물을 머금은 숲길 산책이었습니다. 숲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걷다가 멈춰 섰습니다. '사람 낚는 어부'를 부르셨던 예수님의 말씀을 가만히 묵상하며, 그물을 던져 생명을 살리는 일, 그 거룩한 부르심 이전에 우리 각자가 지금 발을 딛고 서 있는 자리를 살폈습니다. 눅눅한 숲의 기운 속에서 내 마음의 그물은 어디에 걸려 있는지, 무엇을 낚으려 애쓰고 있는지 묻고 또 물었습니다.
사무실이 아닌 숲에서 만나 하루, 우리는 숲이 건네는 위로를 듬뿍 안고 돌아왔습니다.
우리 코디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또 함께 서 있는 이 자리에서 더 건강하게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
우리는 오늘도 생명의 살림을 이어갑니다.
(후원계좌 : 국민은행 533301-01-159099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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