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구 창조세계돌봄공동체의 5주 여정은 ‘지식을 쌓는 교육’이라기보다, 우리 안에 이미 심겨 있던 사랑과 책임을 다시 깨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매주 우리는 창조세계의 아름다움을 다시 보고, 그 아름다움이 지금 겪는 상처와 탄식을 들으며, 신앙이란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우리를 이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한 주 한 주의 배움은 서로 다른 주제처럼 보였지만, 끝에 와서 보니 하나의 길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창조를 향한 감탄은 곧 연결의 영성으로, 연결의 영성은 오늘의 위기를 직시하는 용기로, 위기를 직시하는 용기는 회개와 애도로, 애도는 돌봄과 연대로, 돌봄과 연대는 기후정의라는 더 큰 질문으로 우리를 이끌었습니다. “우리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결국 “우리 공동체는 어떤 습관을 만들 것인가?”라는 매우 구체적인 결단으로 다가왔습니다.
여정 중간에 함께했던 '중구 동네 기후정책대화모임'은 우리가 배운 내용이 교회 담장 안에만 머물 수 없다는 사실을 또렷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기후위기는 개인의 실천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구조의 문제이기에, 지역의 정책과 행정, 주민들의 삶의 조건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에 귀 기울이는 일이 곧 이웃사랑의 한 방식이라는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말을 나누는 자리’였지만, 사실은 서로의 삶을 연결하고, 같은 동네에서 함께 책임을 지는 방법을 익히는 자리였습니다. (정리된 문건은 하반기에 중구청으로 전달하면서, 교회 연합 창조세계돌봄 활동을 이어갈 예정)
그리고 마지막 모임은 온라인 화면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고, 그동안의 배움을 “우리의 약속”으로 옮겨 적는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만난 자리였기에 더 조심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진솔했습니다. 각자의 교회 현장에서 들리는 탄식이 무엇인지,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누구와 함께 걷고 싶은지 짧지만 깊게 나누며, 우리는 ‘혼자 애쓰는 사람들’이 아니라 ‘함께 파송받은 사람들’임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실행계획서를 작성하고 발표하던 시간에는, 9주차가 말한 희망이 무엇인지 분명해졌습니다. 희망은 막연한 낙관이 아니라 '시작 날짜를 적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10주차가 말한 열매는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라 '작은 실천을 반복하는 공동체의 루틴'임을 서로의 계획을 통해 배웠습니다. 각 교회가 정한 한 가지 실천은 크고 화려하지 않았지만, “이번 달 안에 시작할 수 있는 것”이라는 기준 앞에서 오히려 더 단단해 보였습니다.
마지막 파송의 순간, 우리는 수료자가 아니라 파송받은 사람들임을 다시 들었습니다. 우리가 붙잡아야 할 것은 ‘완벽한 준비’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의 첫걸음’이며, 그 첫걸음이 지치지 않도록 서로의 어깨를 지지하는 것이 공동체의 힘이라는 것도 함께 확인했습니다.
이 5주 과정이 남긴 가장 큰 선물은 아마도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될 것입니다.
- 희망은 시작 날짜를 정하는 것
- 열매는 지속 가능한 루틴을 세우는 것
중구 안에서, 경동교회, 서울제일교회, 약수교회, 기독교환경교육센터_살림, 생태선교센터_나아지구가 각자의 자리에서, 작고 느리지만 생명을 살리는 걸음을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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