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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이르시되 재물이 있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하시니(누가복음 18:24,25).
묵상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던 속새
그의 아름다움을 몇 년 전 보긴 했지만,
최근에야 그가 지난 단순한 아름다움에 빠져들었다.
별 것 없다.
죽죽 뻗은 줄기에 상록성 식물며 포자나 뿌리로 번식하기에 꽃도 변변찮다.
'속새'와 '속세'사이는 발음상으로는 거의 느낄 수 없다.
'성'과 '속', 이것은 사실 같은 것임에도 우리는 전혀 다른 것인듯 생각한다.
이 둘의 이질감이 없을수록 성숙한 삶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 뿌리를 조금 얻어왔다.
항아리에 심고, 두어 개는 수시로 보고자 나의 사색 공간과 아주 가까운 곳에 두었다.
제주에 살 적에 집 근처
하도 철새도래지에서 아침이슬 영롱하게 맺고 빛나던 속새를 추억한다.
텅 빈 줄기에서 텅빈 마음을,
죽죽 뻗은 줄기에서 단순함의 아름다움을,
아침마다 내어놓는 일액에서 비움을 배우고자 한다.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가 낙타가 바늘 귀를 들어가기보다 어렵단다.
예수님의 말씀만 아니라면 반박할 터인데,
그토록 어렵다면 누가 하늘나라의 소망을 품겠는가?
그런데 생각해 보니 ‘비우고 또 비우면 무(無)’,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도 없는데 바늘 귀가 뭐 그리 좁겠는가?
기도
주님, 오늘도 비우고 또 비워 텅빈 충만한 삶의 기쁨을 느끼게 하옵소서. 아멘.
*속새: 습한 그늘에서 자란다. 높이 30~60cm의 짙은 녹색이며 뚜렷한 마디와 능선이 있고 잎은 퇴화하여 잎집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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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환경교육센터_살림 #창조절50생태묵상(글사진,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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