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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언 16:32).
묵상
조팝나무는 이팝나무와 더불어 보릿고개의 아픔이 들어있는 꽃이다.
꽃은 늘 활짝 웃고 있지만,
사람의 마음에 따라 슬퍼 보이기도 하고, 기뻐 보이기도 한다.
한없이 슬픈 날은 슬퍼 보이고,
한없이 기쁜 날은 마치 나를 축하해 주기 위해 피어난 꽃 같기도 하고….
꽃이 변한 것일까?
아니면
내가 변한 것일까?
세상은 생각만큼 쉽게 변하지 않는다.
청년의 때에는 변하지 않는 세상 때문에 절망했다.
어쩌면 젊음의 특권일 수도 있겠다. 젊음은 절망을 이겨낼 만한 힘이 있으니까.
중년임을 부정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을 때,
세상이 변하지 않음으로 인해 받는 상처는 너무 버거웠다.
그래서 내가 바꿀 수 없는 세상(혹은 타인)을 바꾸는 일을 포기하고 나를 바꾸기 시작했다.
비겁하게 보일는지 모르겠으나, 내가 달라지니 세상도 많이 달라졌다.
조팝나무 흐드러지게 피어나면, 한 달 내에 보리 추수를 한다. 이제 조금만 더 참으면 보릿고개를 넘어간다. 그런데 이 한 달이 너무 고통스럽다. 가장 힘든 시기다. 꽃을 보며 힘을 얻는다. 그리고 참 재미있게도 보릿고개 넘기고 조팝나무 지고 나면 이팝나무 꽃이 핀다. 쌀밥나무라는 뜻이다. 보리밥 먹고 힘을 냈으니, 이제 쌀밥 먹을 꿈도 꾸는 것이다.
세상이 나를 힘들게 하는가?
세상 변하지 않는다면 내 마음을 바꿔보자. 세상 때문에 상처받음으로 나를 내버려두지 말자.
기도
주님, 내가 먼저 환하게 피어나 세상을 바꿀 수 있게 도우소서. 아멘.
*조팝나무: 꽃모양이 좁쌀을 튀겨 놓은 듯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 북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은 말라리아나 구토할 때나 열이 날 때 줄기와 뿌리를 썼다고 한다. 버드나무와 함께 해열제인 아스피린의 원료를 추출하는 중요한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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