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림의 영성/기후 중보기도

5월, 우이령길에서 기후중보기도회, 도심속 기후정의 순례를 했습니다

by 살림(교육센터) 2026. 5. 21.

 

어제부터 이어진 비 덕분에 오늘의 우이령길은 더 깊고 신비로운 숲이 되어 있었다. 촉촉하게 젖은 흙길과 나뭇잎, 천천히 스며드는 바람 사이를 걸으며 우리는 또 한 번 기후정의 순례의 길을 걸었다.

 

이번 순례는 그동안 걸었던 도심의 물길 순례와는 조금 다른 시간이었다. 감춰진 물길을 따라 도시를 다시 읽어왔다면, 오늘은 숲길과 산길을 걸으며 숲과 마을이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몸으로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북한산과 도봉산 사이를 잇는 우이령길은 한때 닫혀 있던 길이었지만, 이제는 다시 사람들을 품고 이어주는 길이 되어 있다.

 

걷는 동안 우리는 자주 멈추었다. 나무 하나를 바라보고, 빗물 맺힌 잎사귀를 들여다보고, 숲의 냄새를 맡으며 천천히 걸었다. 누군가는 “숲이 자꾸 나를 불러당기는 느낌이었다”고 했고, 또 다른 이는 “목적지만 향해 갔다면 절대 보지 못했을 것들을 오늘은 하나하나 보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작은 쪽동백 이야기를 들으며 환하게 웃었다는 이야기가 오래 남습니다. 커다랗고 화려한 꽃만 꽃인 줄 알았는데, 조용히 매달려 있는 작은 꽃들을 새롭게 발견하며 “내 안에서 뭔가가 확 열리는 느낌이었다”는 말에.

 

순례 후 오들로 북한산성점에 가서 쉬며 둘러앉아 나눈 이야기들은 더 깊었다. 누군가는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 속에서 이제는 판단보다 존중을 배우고 싶다고 했고, 또 누군가는 농사를 지으며 “내가 자꾸 손을 대는 것이 오히려 자연을 힘들게 하는 건 아닐까” 고민하게 되었다고 했다. 자연을 살린다고 하면서도 너무 많은 개입과 통제를 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는 고백이 이었다.

 

오늘 우이령길은 단순한 산행이 아니라 관계를 다시 배우는 길 같았다. 숲과 마을, 자연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다시 느끼게 하는 길이었다.

 

비에 젖은 숲길 위에서 우리는 다시 묻는다.

우리는 무엇과 단절된 채 살아왔을까.

그리고 이제 무엇과 다시 연결되어야 할까.

 

기후중보기도회,

도심 속 기후정의 순례는 6월에도 계속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