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기후정책 대화모임(고양) 열려...
고양지역 교회와 기독인이 ‘생활의 언어’로 우리동네 기후정책 쓰다
- 폭염·침수·이동 불평등을 ‘일상의 공포’로 말한 고양지역 그리스도인들,
워크숍으로 공공교통·에너지자립·자원순환 요구안 완성
2026년 5월 11일 저녁 7시, 고양시에 있는 예수승리교회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우리동네 기후정책 대화모임(고양)’이라는 이름 아래 모인 기독시민들은 거창한 구호보다 “이번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까”, “비가 오면 우리 동네는 또 잠기지 않을까” 같은, 각자의 일상에서 이미 시작된 두려움을 들고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 모임은 기후위기를 ‘환경’이 아니라 ‘생활’의 언어로 다시 말해보자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는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과 고양 YMCA, 기후위기 기독인연대,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이 공동 주관했다. 1부에서는 발제와 지역 현안 공유가 이어졌고, 2부에서는 모둠 워크숍을 통해 참가자들이 직접 정책 요구안을 문장으로 완성했다.
1부 발제( 녹색전환연구소 고이지선 팀장)에서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기후위기가 이제 멀리 있는 미래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폭염과 침수, 주거 취약, 이동 불평등이 이미 ‘일상의 공포’로 사람들의 몸에 저장되어 있었다. 국제 정세 속 녹색 전환의 속도 격차, AI·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폭증 같은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결론은 단순했다. 거대한 전환의 말들이 우리 동네에서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 부담은 결국 시민의 삶으로 돌아온다.
고양시의 사례는 그 현실을 더 또렷하게 보여줬다. 폭염이 잦아지고 열대야가 늘어나는 기후 조건, 침수에 취약한 반지하 주거, 노후주택 비율이 높은 지역의 에너지 효율 문제는 모두 ‘기후정책이 곧 생활정책’이라는 말을 증명했다. 특히 교통은 가장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자동차 없이 살기 너무 불편하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겹쳤고, 승용차 중심 도시 구조를 넘어 보행·자전거·대중교통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됐다.
2부 워크숍은 유미호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의 안내에 따라 ‘개인적 실천’에서 ‘정책 요구’로 옮겨가는 과정을 밟았다. 참가자들은 “문제 발견→대안 찾기→제도 연결→행정에 요구할 문장 완성”이라는 4단계를 따라, 불편과 피해를 단순한 하소연으로 남기지 않고 조례와 예산, 거버넌스 같은 실행 장치로 연결했다. 현장에서는 포스트잇과 정책카드가 오가고, 서로의 경험을 끌어내는 질문이 이어졌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끝나면 다른 사람이 “그건 결국 제도 문제 아니냐”고 되묻고, “그럼 시가 뭘 해야 하냐”를 함께 적어 내려갔다.
모둠별 논의는 각기 다른 현안에서 출발했지만, 공통으로 ‘지금 당장 가능한 요구’에 초점을 맞췄다.
첫 번째 모둠은 산황산 골프장 증설 문제를 다뤘다. 정수장 인근에서 농약과 수질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부족하다는 우려, 보호수와 산림 훼손, 형식적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불신이 쏟아졌다. 이들은 증설 관련 환경영향평가의 재실시와 현재 오염도 전면 재조사 결과 공개를 요구했고, 논의의 핵심은 “일정 비율의 녹지를 보존”하고 “산림훼손 위험이 있는 시설에 환경부담금을 부과”하는 등, 훼손을 되돌릴 제도 장치를 분명히 하자는 데 모였다.
두 번째 모둠은 보행권 보장과 에너지 자립 도시를 주제로 논의했다. 승용차 중심 설계가 보행과 자전거, 대중교통 이용을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공공자전거 제도의 부실과 인프라 후퇴 사례도 언급됐다. 이 모둠은 도보•자전거•대중교통을 “승용차 보다 우선한 이동권리”로 보장하고, 시민이 설계에 참여하는 위원회를 두자는 제안을 분명히 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공공건물에 “태양광 패널 설치를 의무화”하자는 구체 문장이 함께 제시됐다.
세 번째 모둠은 자원 순환과 지역 돌봄 경제를 다뤘다. 일회용품 남용과 분리배출의 한계, ‘고쳐 쓰기’ 문화가 수리 비용 부담으로 사라져가는 현실이 문제로 제기됐다. 이들은 생활 속 수리권을 제도로 세우기 위해 “수리바우처 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뒷받침할 “지역인프라를 구축”하자는 방향으로 요구안을 정리했다.
논의를 마무리하며 참가자들은 모둠별 제안을 한 문장으로 모았다. “우리 동네 고양시는, 반복되는 산림 훼손과 기후 재난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공공교통/에너지자립/자원순환 정책을 우선 시행하고, 시민 위원회 구성 및 관련 조례 제정 방식으로 실행해야 한다.” 현장에서 이 문장을 함께 읽는 순간, 종이에 적힌 글자가 단지 선언이 아니라 ‘보내야 할 요구서’처럼 느껴졌다.
주최 측은 오늘 도출된 최종 요구안을 새로 선출될 단체장과 지역의회에 전달하고, 지역 언론과 시민사회 채널을 통해 확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지역 언론을 향해 워크숍 기반의 시민참여 과정과 구체적인 정책문장을 중심으로 보도를 하기로 했다. 거창한 캠페인이 아니라, 각자의 삶에서 출발한 문장들이 행정과 제도의 언어로 번역되는 현장. 그 과정 자체가 이날 모임의 가장 큰 성과였다(柳).
오늘 고양지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생활의 언어’로 함께 완성한 우리 동네 기후정책 최종 요구안은 곧 고양시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후 고양시가 언제·어떻게 이를 반영해 갈지 — 담당부서 지정, 추진 로드맵 공개, 시민참여 거버넌스 구성, 조례 제·개정과 예산 반영까지 포함한 공식 계획과 답변을 기대하며 서 있는 자리에서의 창조세계 돌봄 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내 삶을 바꾸는 기후정책, 우리 동네 교회와 시민이 만드는 미래 - 가이드 : https://eco-christ.tistory.com/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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