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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이야기

“아낌없이 주는 나무”

by 살림(교육센터) 2018. 12. 29.

“아낌없이 주는 나무”
김광연 (숭실대 교수, 살림코디)

전 세계가 환경오염과 쓰레기 배출 문제로 몸 살을 앓고 있다. 우리가 태어나고 자라서 삶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자연은 우리를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자연은 묵묵히 인간을 바라만 보고 있을 것이다. 자연(自然)은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다. 과거에도 그러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다만 자연은 인간의 활동 영역과 범위에 따라 확장하고 감소하는 수동적인 자세만 취하고 있다.
어릴 적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동화 속 이야기를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나무는 소년을 너무 사랑했다. 나무는 소녀에게 앞으로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주고, 사과를 주어 시장에 팔 수 있게 해 주었다. 그것도 모자라 나무는 가지를 내어 주어 집을 만들게 하고, 심지어 줄기까지 주어 배를 만들어 주었다. 나무는 소년에게 전부였다. 소년이 어느 새 늙어 찾아왔을 때 나무는 자신의 다 베인 몸을 내어주어 의자가 되었다. 자연은 우리에게 그런 존재이다. 자연은 동화 속 주인공 나무처럼 우리에게 모든 것을 제공한다. 숨 쉴 공기와 푸른 바다, 높은 하늘, 따스한 햇살까지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말이다.

인간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베어 집을 만들고 배를 만들고 있다. 심지어 나무 뿌리까지 뽑아 버리고 그 자리에 딱딱한 시멘트로 도로를 만들고 있다. 언제까지 우리는 자연에 대해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만 살 것인가? 이제 인류는 자연에게 무조건 받았던 사랑을 갚을 때가 된 것 같다. 이미 자연에게 받은 사랑을 갚기에는 늦은 감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부터 아낌없이 주던 자연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아야 할 것이다.

- 플라스틱 제로, 아낌없이 주는 자연에게로 -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단지 작은 것 하나만을 실천하는 것도 자연에게는 큰 보답이 될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일회용 컵 배출을 줄여야 하고, 용해되지 않는 비닐과 플라스틱 제품을 줄이는 것도 자연에 대한 응답의 표현일 것이다. 지금 많은 환경단체들이 ‘플라스틱 제로’ 실천을 하고 있다. 플라스틱, 비닐, 일회용 빨대 등은 우리에게 한 없이 편한 존재들이다. 하지만 아낌없이 우리에게 자신을 내어준 자연은 플라스틱이 우리에게 주는 편리함과는 비교가 안 될 것이다. 자연은 이제 아낌없이 줄 수 있는 것들을 모두 소진해 가고 있다. 더 이상 우리에게 줄 것이 없다.
동화 속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자신의 마지막 남은 줄기(몸통)까지 성장한 소년에게 준 것처럼 자연은 인류에게 마지막 남은 자신의 몸통까지 다 내어주었다. 이제 남은 건 자연의 뿌리의 일부 뿐이다. 그것마저 우리가 자연에게 요구한다면 자연은 동화 속 마지막 나무의 모습처럼 되고 말 것이다.
현재 전 세계 기업들과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회사 등은 ‘플라스틱 제로’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도 자연과 함께 살아갈 공존의 방법들을 구상하면서 실천하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어야 한다. 서울을 포함한 대도시 거주 시민들도 플라스틱 제로 운동에 동참하고, 일회용 컵 사용 절제 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어떤가?
많은 기독교인들도 하나님의 창조 세계에 대한 보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연은 하나님이 만든 피조세계이다. 이 세계는 인류를 위해 만든 가장 위대한 선물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하나님이 만든 자연을 사랑하는 것도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기독인들의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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