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로운 이야기

폭염과 기후변화, 그리고 에너지전환

by 살림(교육센터) 2018. 12. 29.

20180730 바이블25
폭염과 기후변화, 그리고 에너지전환
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전국 모든 지역이 펄펄 끓고 있습니다. 전국 내륙에 폭염특보(주의보, 경보)가 내려질 만큼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둬놓아 생기는 열돔 현상입니다. ‘일찍 끝난 장마, 티베트 발 고온의 공기,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북반구에 위치한 여러 나라에 걸쳐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메인대 기후변화연구소가 시각화한 ‘세계의 기온지도’를 보면,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북반구가 열파에 휩싸여 있는 붉은 빛입니다. 알제리는 51도까지 올라 아프리카 최고 온도를 기록했고, 북극권 지역 스웨덴도 32도 이상의 고온과 가뭄이 계속됐습니다. 미 캘리포니아 인근, 캐나다 오타와와 몬트리올에서는 50도에 가까운 폭염으로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호주는 고속도로의 아스팔트가 녹아 타이어가 들러붙고 박쥐가 나무에 달라붙은 채 삶은 듯 떼로 죽는 일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일시적인 이상기후 현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구 온난화가 문제이며 그 원인입니다. 사실 UN은 산하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격히 줄지 않으면 2040년에 지구기온 상승폭이 억제선인 1.5도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세기말이 아닌 2040년을 기준으로 이야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미 지구 평균 기온은 1880년 이래 1도가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과 일본의 경우는 세계 평균보다 높은 1.5도가 상승해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아직도 남은 여름이 긴데 걱정입니다. 이대로 폭염이 계속되면 온열병 사망자도 더 늘 것이고, 가축과 바다생명들도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입니다. 이제 지구는 더 이상 생명들이 살아가기에 ‘참 좋은’ 곳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만드시고 ‘참 좋다’ 하셨던 곳인데, 우리가 한 동안 배출한 어마어마한 양의 온실가스로 병이 났고, 품고 있던 생명들을 위해 버틸 기력조차 잃은 듯 보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나 동식물이 살기에 적절하도록 해놓으셨던 지구 온도를 기억합니다. 오랫동안 ‘육지에서의 지표 부근의 기온과 해수 수온의 평균’은 15도였습니다. 그러던 지구 온도가 지금 약 1도 가까이 상승했고, 곧 2도까지 올라갈 기세입니다.
더 이상 오르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합니다. 서둘러 지금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원을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적으로 바꾸되, 효과적으로 사용하면서 그 소비하는 양을 줄여야 합니다. 이 같은 ‘에너지전환’으로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 온난화를 막고, 미세먼지도 줄일 수 있습니다. 다행히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의 비율을 20%까지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아니 전 세계가 재생가능에너지 지원정책을 마련하고 에너지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2016년 기준 176개국). 기후변화에 취약한 48개 개발도상국 국가들의 고위급 회담인 기후취약성포럼에서도 각 국가가 2030~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각국 정부보다 더 야심찬 계획을 세운 2천여 개의 도시와 지역도 있습니다. 독일은 이미 74개의 지자체가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다소 간 불편함과 고통이 수반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골고루 풍성한 삶을 누리게 하려면 서둘러 지구 온도 상승을 늦추고 또 낮추어야 합니다. 우리가 지구에서 살 수밖에 없다는 걸 안다면, 기상이변과 미세먼지, 전기료 등을 걱정만 하고 있어서는 곤란합니다.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다음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속도가 문제이긴 한데, 내가 아닌 다른 동식물의 생존을 걱정해서가 아니라 나의 생존을 위한 이기적인 마음에서라도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함께 견뎌내야 합니다.
지금은 에너지전환이 ‘가능할까’하기보다 ‘어떻게 할까’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더구나 길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에너지전환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여러 지역들이 있습니다. 서울, 경기, 충남, 제주, 인제, 강원, 부산 등. ‘원전하나줄이기’ 실행위원으로서 5년 넘게 활동해온 경험을 통해 볼 때, 다른 지역에서도 충분히 이루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문제는 얼마나 충분히 소통하며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에너지전환을 선언한 지역에 있는 교회들이 먼저 그 길을 걸어가게 되길 바래봅니다. 하나님 지으신 ‘참 좋았던’ 지구에서 모두가 누릴 풍성한 삶을 그리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 주께서 이루어주실 것입니다. <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