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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문화 이야기/살림 극장&토크

[새문안+살림 토크] 생명에게 보내는 편지와 응답, 기후행동

by 살림(교육센터) 2026. 6. 5.

환경주일을 기념하여 열린 이번 토크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 새문안교회 1층과 2층 전시 공간은 평소보다 오래 머무르는 발걸음들이 있었습니다. 시선은 벽면의 그림과 사진에 걸렸다가 다시 사람들의 얼굴로 돌아왔습니다. 작품 앞에서 고개를 가까이 들이대는 사람, 잠깐 멈춰 숨을 고르는 사람, 서로의 발견을 작은 목소리로 건네는 사람. 전시는 이미 그 자체로 ‘대화의 시작’이었고, 그 대화는 ‘배우는 자리’라기보다 질문을 품고 걷게 했습니다.

이번 토크 콘서트는 생명을 살리는 사명을 감당해 온 새문안교회 환경살림팀과 미술팀, 그리고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이 공동으로 하였습니다. 이번 전시는 자폐스펙트럼이 있는 청년작가와 기상청 기후기상 사진전 수상작의 시선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서로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담아내고자 하였습니다. 환경살림팀장인 최경숙 권사가 행사의 시작을 알리며, 문화선교부 담당 이지영 목사님가 기도함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목사님은 기후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창조 세계를 하나님의 선물로 인식하고,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생명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삶의 방식을 돌아보는 귀한 통로가 되기를 기도했습니다.

이어지는 순서는 1층과 2층에서 진행 중인 전시와 연계하여, 다섯 명의 청년 작가가 생명 있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들을 대담하고, 기상청 공모전 사진전을 통해 기후 현실을 직면하며,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골목·밥상·에너지’ 캠페인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로 소개되었습니다.

이인미 살림 연구실장의 사회로 진행된 본격적인 토크에 앞서 하민수 작가(전시 기획), 권세진 작가의 어머니 최경임(?), 그리고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의 유미호 센터장은 이번 전시의 취지와 의미를 나누었습니다. 하민수 작가는 기독교를 대표하는 교회로서 지역 사회의 현안에 등 돌리지 않고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밝혔고, 최경임 님은 작가들이 각자의 진실한 시각으로 표현한 생명의 아름다움을 강조했습니다. 유미호 센터장은 효율만 따지는 ‘빠른 눈’을 씻어내고, 우리 주변의 작은 숨결을 ‘대상’이 아니라 ‘존재’로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습니다.

작품 대담이 시작되자, 전시장은 말 그대로 ‘다섯 개의 시선’이 열어놓은 문을 따라 이동하는 듯했습니다.
권세진 작가의 〈3호선 다원시스 신차〉 앞에서는 지하철의 부품과 이음새를 세밀하게 관찰하는 시선이 ‘보이지 않는 수고’를 조명했습니다. 작가의 어머니는 작가가 지하철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동력과 그 수고를 알리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고, 유 센터장은 이를 세부적인 것의 거룩함을 발견하는 과정이자 하나님의 섭리를 세심하게 돌보는 ‘청지기의 시선’으로 풀이했습니다. 관객들 역시 매일 타고 다니며 당연하게 지나친 것들 속에 숨은 섬세함을 발견하는 순간, 목적지만 향해 질주하던 속도를 잠시 늦추는 연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손제형 작가의 〈노래하는 코끼리〉로 넘어가며 대담은 생명에 대한 태도, 더 구체적으로는 ‘내가 세상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이어졌습니다. 하 작가는 작가가 강한 동물들을 소재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마음을 작품에 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유 센터장은 이 코끼리가 하나님을 찬양하는 ‘공동 예배자’라고 강조하며, 우리가 그들의 예배를 방해하지 않는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함을 역설했습니다. 코끼리를 구경거리로 두는 대신 공동 예배자로 대하자는 말은 우리의 식탁과 소비, 그리고 습관이 다른 생명의 노래를 어떻게 멈추게 하는지를 묻는 질문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박태현 작가의 〈천지창조의 재해석〉 앞에서는 작품을 만든 손의 노동과, 그 손이 붙잡은 ‘연결’에 시선이 모였습니다. 하 작가는 이 작품이 포장 테이프라는 재료를 겹쳐 그린 정교한 노동의 산물임을 소개했고, 유 센터장은 작품 속 ‘손을 맞대는 지점’을 창조주와 피조물의 끊임없는 연결망으로 해석하며, 다름을 통해 연결되는 연습을 강조했습니다. 포장 테이프가 겹겹이 쌓여 이루는 화면은 단절된 관계를 다시 잇는 일의 끈질김을 닮아 있었습니다.

조영배 작가의 〈얼룩말과 칸나〉에서는 색이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하 작가는 화려한 색채 속에 숨겨진 얼룩말의 조직적인 생존 전략과 생명력의 이어짐을 설명했습니다. 유 센터장은 환경 실천을 반드시 ‘그린(Green)’이라는 단색으로 규정할 필요가 없으며, 각자의 실천이 무지개처럼 다양한 빛깔로 어우러질 때 건강한 생태계가 됨을 역설했습니다. 물을 아끼는 일, 에너지를 덜 쓰는 일, 함께 장을 보며 밥상을 바꾸는 일, 이웃과 이동 방식을 나누는 일 등 저마다 다른 빛깔의 실천이 겹쳐질 때 공동체는 더 건강해질 수 있다는 메시지가 ‘무지갯빛 실천’이라는 표현으로 또렷해졌습니다.

최명은 작가의 〈친구들과 싱가폴 Duck tour〉를 보면서, 하 작가는 그의 일상의 관찰과 긍정이 환기하는 ‘평화로운 일상’의 가치를 되묻게 했습니다. 유 센터장은 일상의 주인 노릇을 하려는 ‘소비자’를 넘어, 하나님이 맡겨주신 것을 잘 돌보는 ‘청지기’로 나아가는 것이 평화로운 일상을 모두가 누리게 하는 길임을 강조했습니다.

대담의 온기가 가시기도 전에, 기상청 공모전 수상작 사진들을 통해 훼손된 창조 세계의 고통을 직면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관객들은 사진을 보며 떠오르는 마음을 단어로 나누었습니다. ‘소생’, ‘무심함과의 싸움’, ‘통각(痛覺)’. 감상은 자책으로 빠지지 않도록, 그러나 너무 쉽게 ‘괜찮다’고 넘어가지도 않도록 조심스레 다뤄졌습니다. 유 센터장은 고통받는 창조 세계와 함께 울 줄 아는 감각, 곧 ‘통각’을 회복하는 일이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신앙인의 모습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응답으로서의 기후행동으로 교회와 마을에서의 ‘골목·밥상·에너지’ 실천을 제안했습니다. 큰 구호가 아니라 오늘의 동네에서, 오늘의 식탁에서, 오늘의 스위치 앞에서 바뀌는 작은 선택들. 무엇보다 “나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지지하며 반드시 한다”는 약속이 중요하다는 말에, 관객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를 보며 실천을 다짐하였습니다.

마무리 하며, 기념 촬영하는데, 마음이 이상하게도 가볍고 또 묵직했습니다. 죄책감으로 움츠러들기보다 생명을 살리는 기쁨으로 돌아가자는 파송의 말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밖으로 보냈고, 90분의 여정은 ‘다르게 본다는 것’이 결국 ‘다르게 살아내는 것’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남겨주었습니다. 살림도 그렇게 다르게 보며 다르게 살림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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