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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이야기

지구 온도 1.5℃ 향한 살림의 길

by 살림(교육센터) 2018. 5. 28.

- 빛에서 시작되는 녹색은총과 이웃사랑

지구를 지키는 온도, 우리를 지키는 온도는 얼마일까? 1.5°C’입니다. 2015년 말 기후총회에서 채택한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 명시된 온도로 '지구 온도 상승 억제 목표치'입니다. 정확하게는 ‘1.5~2℃’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룰 수 있는 목표치는 아닙니다. 이전 목표였던 2℃도 쉽지 않은 목표였는데 그보다 더 낮추었던 것은 2℃가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한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구 온도가 지난 100년 전보다 2℃ 높아지면 섬나라 대부분이 물에 잠기는 것은 물론 기후변화 최대 피해국들이 치룰 희생은 말로 다 할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느덧 지구를 보호할 이 기후협약을 타결한 지도 3년의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특별히 우리나라를 주목하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구 온도를 상승시키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무려 세계 7위이고 그 증가율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높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아시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2018년 올해 환경주일에는 “묵은 땅을 갈아엎고 정의를 심어라. 사랑의 열매를 거두리라”(호10:12)는 말씀에 근거, ‘기후변화의 땅에 에너지 정의를 심어라’, ‘기후변화의 위기 앞에 있는 지구와 기후약자들이 네 이웃이니 사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보면 1.5℃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창조주 하나님 안에 머물러 있는지,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해줄 삶의 방향키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후 대응성적이 최하위권에 있는 나라의 국민으로서, 좀 더 책임 있는 목표를 정하게 함은 물론 최대한의 역량과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하고, 우리도 그 책임을 다해나가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올해 녹색을 향한 교회들의 발걸음들이 힘차게 느껴집니다. 2006년부터 매년 선정되고 있는 녹색교회가 올해는 10곳이나 됩니다(by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이들 중 한 곳은 가재울녹색교회인데, 마을 에너지 운동에 앞장서며, 교회 인근(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교인들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 실천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각 가정의 옥상이나 베란다에 미니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였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 전구 사용을 권면하였습니다. 또 마을학교를 통해 주민들에게 에너지 교육을 실시하는 등 주민들의 환경 의식도 높여 지속가능한 마을 만들기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또 한 곳은 서울제일교회입니다. 이 곳은 최근 이웃교회나 종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것이 있는데, 교회옥상에 교인들의 헌금으로 올린 20kW의 태양광발전기입니다. 생산되는 전기는 전량 한전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회와 가정에서 지킬 ‘에너지 절약 10계명’을 만들어 보급, 일상의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해가고 있습니다.

이들 교회의 이야기를 하니, 황폐해진 지구를 되살려줄 녹색 은총이 더 간절해집니다. 녹색 은총은 빛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하나님이 창조 첫 날에 만드신 빛, 생명 있는 모든 것이 거져 받았던 최고의 선물, 빛. 빛으로 오신 주님을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곧 여름입니다. 벌써부터 냉방기를 틀어놓는 시간이 늘고 있는데, 주님께서 이들 교회들의 실천이 “네 이웃을 사랑하는 길”이라고 고요히 말씀하십니다. 더불어 “옷을 시원하게 입고, 음식을 절제하고 육식을 덜 먹고, 물건을 사는 것과 쓰레기 버리는 것에 신중해보라. 웬만한 거리는 차가 아니라 자주 걷고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즐기고, 쓰는 것 이상으로 나무를 심고 햇빛 전기를 만들어 보라”고 말씀하십니다. 작은 실천이지만 이들이 걷는 길은 참으로 아름답고 힘이 느껴집니다. 지구 온도 1.5℃를 향한 살림의 길을 우리 모두가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유미호(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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