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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이야기

마을 공동체를 위한 교회의 녹색화

by 살림(교육센터) 2018. 2. 1.

마을 공동체를 세우려면, 교회가 먼저 녹색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를 푸르게 하는 것이 곧 세상을 푸르게 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친교’ 영역으로 보더라도 매주 교인들은 친교하면서 ‘해롭다’ 여겨지는 몇 가지 습관을 반복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교회 공간 안에서 사용되는 전기와 물 이외의 여러 가지 물품, 그리고 먹는 음식의 종류는 사용습관만큼이나 때때로 친교를 방해합니다. 때로는 공간 그 자체에서 오는 문제들도 있습니다. 녹지의 부족은 심리적 안정감을 해할 뿐만 아니라 동식물과 공존을 힘들게 합니다. 또 공간의 대형화는 교회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물론 교통수단과 주차장 문제, 그리고 에너지 다소비는 물론 쓰레기 문제를 필연적으로 일으킵니다. 교회의 녹색화란 이 같은 요소들을 찾아 녹색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합니다.

1. 창조(생태적 삶을 추구하는) 영성 : 교회 녹색화의 시작은 창조영성을 깨우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하나님의 손길이 닿은 생명에 깨어 교감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신음하며 진통을 겪고 있는 피조물’(롬 8:22)에 응답하고 그가 필요로 하는 도움을 주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 자연과 함께 하는 기도(자연 속에서 말씀에 입각하여 짧은 깨달음과 깊은 묵상을 하면 말씀을 몸으로 실천하게 도울 뿐 아니라 피조물의 신음소리에 귀 기울이게 도울 것임)/ 자연체험 및 예술(체험 및 대화, 놀이 등 - 생명을 가까이 하면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또 예술은 사람 속에 잠재해 있는 온갖 느낌과 생각들을 알아차리게 하는데, 이는 생명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관심을 갖게 할 것임)/ 생활 속 환경실천(영성은 개인컵, 손수건, 장바구니 사용하기, 개인 화분 기르기 등 소박한 실천으로부터 시작됨)

2. 밥상 : 밥이 우리 입에 들어오기까지는 봄부터 여름 지나 가을까지 수많은 정성이 담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에게 햇빛과 공기, 비와 바람을 주신 창조주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기에, 우리는 편히 밥을 먹습니다. 그러니 밥상은 국내산 유기농으로 먹을 만큼만 차리고 남김없이 먹어야 할 일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몸과 마음, 영혼, 그리고 지구를 살리는 길이기도 합니다.
- 조사(교회 공동식사 및 행사음식, 교회학교 간식)/ 장보기(적정량/ 첨가물 체크/ 건강한 먹을거리 구입(도농직거래,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조리 및 상차리기(적정량 및 천연 레시피 공유, 채식 - 고기 없는 주일)/ 식사(빈 그릇/ 친환경 그릇과 접시, 다회용기)/ 치우기(친환경세제/ 종이 화장지 대신 면 행주, 남은 음식물 퇴비화(EM, 지렁이)/ 간식(종이컵 대신 머그잔, 텀블러, 공정무역 커피, 교회학교 제철 간식)/ 생산(도시텃밭, 생명농업, 도시농촌교회 간 협약체결을 통한 계약재배)

3. 물 : 물은 하늘과 땅을 오가면서도 우리 곁에 있으면서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일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오염되고 있어 먹을 물조차 부족해지고 있는 형편입니다. 모든 생명이 물에 의지하고 있는 만큼 우리의 물 오염과 낭비하는 습관을 바로 잡아 '생명을 주시고 또 그 생명을 더 풍성하게 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요10:10) 주님이 걸어가신 길을 따를 일입니다.
- 수도관(누수 점검) 및 교회 내 유독성 청소도구 살피기/ 마실 물(수돗물 정화 사용 -> 유약을 바르지 않은 항아리에 물 18리터 기준으로 맥반석 1kg, 볶은소금 10-20그램, 숯 200그램을 넣어 8시간 후 사용/ 수돗물 무료 수질검사 - 각 구의 수도사업소나 국번없이 121)/ 물 순환 고리 살피기 (사용량 줄이기 및 재활용, 빗물 이용)/ 기구 혹은 시설(절약형 수도꼭지, 진공 화장실 혹은 퇴비 화장실)/ 화장실 및 청소도구 (재생화장지, 공기방향제, 청소도구의 전환 - EM발효액, 베이킹소다, 아크릴수세미)

4. 에너지 : 빛은 하나님이 창조 첫 날에 만드신 것으로, 생명 있는 모든 것이 거져 받은 최고의 선물이자 녹색 은총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에너지에 대한 탐욕으로 기후 붕괴와 방사능에 의한 지구 멸절의 위기 앞에 놓여 있습니다. 풍요와 편리만을 좇아온 에너지 탐욕을 성찰하되, 자신에게 허락된 것 이상 쓰고 있다면 그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일입니다.
- 에너지 진단 혹은 감사(에너지 사용량 점검, 건물 효율 점검(창문 틈새, 단열), 냉난방, 바람의 흐름, 조명, 전기제품의 효율 등급 등)/ 절약(조명 - 밝기 및 시간조절기, 대기전력 - 멀티탭, 냉난방 - 적정온도)/ 효율 향상 (LED 전구교체 등)/ 생산(햇빛, 바람, 바이오 에너지 및 인간 동력(자전거 발전기))/ 친환경십자가, 가로등 및 소형 도구

5. 교회 숲 : 비록 작아도 생명력 있게 자라는 나무가 있으면 그 곳에서 사람들은 창조의 기운을 느끼며 일상에서 놓치고 있는 것들을 붙잡기도 하고 거기서 지구의 미래를 그려가게 될 것입니다. 회색도시에 더하는 푸름이라면 더 더욱 생명의 소중함을 알아 더불어 풍성한 삶을 살아가게 도울 것입니다.
- 한평공원 조성(담장헐기, 녹색쉼터, 한평공원(벽면녹화, 모퉁이숲), 하늘동산, 생태학습장, 실내조경/ 조경(성경 속 식물, 퇴비화, 물주기, 해충관리) / 공동 정원 및 텃밭 만들기/ 녹색주차장(빗물 투과)

6. 교통수단 및 나들이 : 자동차 이용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대기오염 물질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하늘과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걷거나 자전거를 즐겨 탐으로 자동차 이용을 줄이면 맑은 공기는 물론 몸의 건강까지 지키는 일석이조의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한 달에 한 번, 혹은 특정한 주일(환경주일)만이라도 '차 없는 주일(혹은 대중교통의 날)'을 정하여 지켜봐도 좋을 일입니다.
- 탄소배출량 조사(교회에 오기까지의 개인 탄소 배출량 점검하여 종합)/ 도보 및 자전거 타기 캠페인(도보 및 자전거 길 안내, 자전거 거치대 설치)/ 차 없는 주일(대중교통, 카풀 캠페인)

7. 공간 : 우리는 늘 어딘가 머뭅니다. 집에 머물고, 사무실에 머물고, 교회에 머뭅니다. 머물고 있는 각각의 공간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또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생명체들과 함께 머물고 있는 지구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필요로 하는 것들을 필요한 만큼 누릴 수 있는 지구에서 온전하게 머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성찰하는 시간을 갖고 변화를 시도해볼 일입니다.
- 사무실 환경지수 점검/ 물품(주보 등 복사용지, 사무용품, 스텐컵, 멀티탭, 에코터치 등)/ 교회 안과 복도를 따라 환경 상징물 배치/ 쓰레기 배출(분리수거) 및 초록가게 운영/ 교회 내 환경투어 코스 개발 및 시행(교우 또는 주민 대상)/ 활동 홍보 (주보, 게시판에 광고)

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 이글은 필자가 ‘녹색교회 안내서(한국교회환경연구소, 2016)’의 친교 부문으로 작성했던 내용을 수정 보완한 것임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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