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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의 영성

‘살고 살리는’ 살림의 영성

by 살림(교육센터) 2018. 4. 18.

 

 


‘살고 살리는’ 살림의 영성
- 함께 걷는 살림 길, 함께 쓰는 살림 역사로

‘살림’, 살림은 1991년 이후 '녹색교회' 의제 제정과 '교회절전소', '생명밥상', '초록가게', '주말생태교실' 등의 시범사업, '생태적 삶'과 '생활속환경교육'을 진행해온 기독교환경운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조금 달리(?) 내딛는 발걸음의 화두입니다. 이제 시작하는 환경소모임이나 교회를 찾아가 직접 돕기도 하겠지만, 함께 하는 이들과 ‘모두가 골고루 풍성한 생명을 누리기까지’ 액션플랜을 세우고, 그 일을 위해 헌신할 살림씨앗(리더)들을 양성하는 교육과 워크숍, 소규모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자 합니다.
‘살림’의 사전적 의미는 ‘한 집안이나 국가, 단체 따위를 이루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살림을 잘 한다’는 건 ‘잘 경영한단’ 말이 됩니다. ‘더 이롭게 한단’ 말로도 이해됩니다.

그런데 요즘은 가정이든 직장이든 교회든 착한(?) 여성들의 일로만 낮춰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니 가정을 이루는 경제활동 내지는 부(富)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취하는 살림-살이 정도로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각할수록 분명해지는 건 ‘살림’은 사람들이 살면서 삶의 목표나 방식, 방향을 정하는 기준이라는 생각입니다. 살림의 본래적 의미를 생각하다 보면 절망의 시대에 희망을 말하게 하는 실마리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조금 다른’ 새 길의 이름이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https://eco-christ.tistory.com)입니다. 

‘살림은' 살리다’는 동사의 명사형입니다. 그래서 그 안에는 둘 이상의 관계가 있습니다. ‘서로 간에 살고 살리는’ 살림의 ‘관계’, 살림의 ‘영성’이 담겨 있습니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첫째는 ‘받은 복을 풍성히 누리는 지혜’가 있습니다. ‘도둑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해주신(요10:10)’ 주님을 기억하며 먹을거리는 물론 에너지와 물을 주신 대로 누리는 삶을 살게 합니다.

둘째는, ‘생육하고 번성하는 복(창1:22,28)’이 나와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에게 허락된 것이요, ‘함께 살도록 지음 받은 존재(창1:31)’임을 알게 해, 남을 살리고 자신도 사는 관계를 맺습니다. ‘내가 사는 것’과 ‘남이 사는 것’이 다르지 않으니, 자신에게 허락된 범위 안에서 살며 크고 작게 ‘살고 살리는’ 일을 하는 이들을 하나로 연결해 상호지지하며 또 다른 죽어가는 것을 살려냅니다.

셋째는,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힘’입니다. ‘살림’의 삶을 반복하다보면, ‘살림’의 반대인 ‘죽임’이 아닌 ‘생명과 복’을 선택할 수 있는(신30:19)’ 힘과 용기가 생겨납니다. 지금의 위기로부터 우리를 구할 적절한 삶의 방식, 덜 가지고 덜 쓰고 덜 먹고 덜 버리게 하는 ‘일용할 양식(마6:11)’을 구하면 하나님께서 공급해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시104). 그러면 모두가 말씀하신 대로 ‘먹고 마시고 입을 것을 걱정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넷째는, 하나님이 ‘참 좋다’(창1:31) 하셨던 순간의 자연과의 조화로움입니다. 그 순간의 기쁨을 맛보고자 ‘자연에 말 걸기’를 시도하되, 한 생명도 소외됨 없이 서로의 기운에 화합하며 통하려 할 것입니다. 그러면 ‘천하보다 귀한’ 한 생명의 몸과 마음, 깨어지고 무뎌진 ‘하나님의 형상’이 다시금 살아날 것입니다.

올해 초 첫 발을 내딛고 어느덧 부활의 달인 4월을 맞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살림’이라는 말처럼 좋은 말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살림은 우리 모두가 향해갈 삶의 목표요 방향, 이 땅을 ‘지키고 돌보게 해줄’ 방안을 제시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살림’이 품고 있는 풍성함, 지혜로움, 조화로움, 포용력, 상호지지의 힘, 지속가능성. 그것들을 마음에 품고, 오늘도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습니다.

27년 전 우연한 끌림(아니 특별하신 선택)으로 시작한 기독교환경운동이 이제 ‘함께 걷는’ 살림의 길, ‘함께 쓰는’ 살림의 역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사람과 가정과 마을과 교회와 세상을 살리는 ‘살림의 씨앗’으로 만나 싹을 틔우고, ‘살림을 위한’ ‘살림에 의한’ ‘살림을 보다 잘 하기 위한’ 이야기꽃을 활짝 피워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다함께 살림”하는 사람들이 됩시다. <20180327에 한국샬렘 소식지에 기고한 글입니다>

* 글쓴이 유미호는 기독교환경교육센터‘살림’ 살림코디네이터(센터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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