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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이야기

지구 사랑 온도와 모두의 햇빛

by 살림(교육센터) 2018. 12. 29.

20181205 - 기독공보 주간논단

지구 사랑 온도와 모두의 햇빛
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지구 사랑 온도, 우리를 지키고 돌볼 수 있는 온도는 얼마일까? 2015년 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1)’가 채택한 ‘파리기후협정’에 명시된 온도로 보면 1.5도다. 당시 각 나라는 2100년까지 지구 기온 상승을 2도로 묶고 1.5도로까지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룰 수 있는 목표치는 아니다. 이전 목표였던 2도도 쉽지 않은 목표인데도 더 낮춘 것은 2도가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지구 온도가 지난 100년 전보다 2도 높아지면 섬나라 대부분이 물에 잠기는 것은 물론 기후변화 최대 피해국들이 치룰 희생은 이루말로 다할 수 없다. 따라서 협약문의 1.5도는 더 많은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부담 이전에, 기후 약자들과 더불어 모두가 골고루 잘 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것이다.
2도가 넘으면 지구는 회복력을 상실해 그 피해를 걷잡을 수 없게 되고 희망을 말할 수 없게 된다. 반면 1.5도를 지킬 수만 있다면 그 위험은 크게 줄어든다. 해수면 상승은 10cm나 낮아져 피해자가 1천만 명이 줄고, 물 부족으로 고통 받는 이나 손실되는 옥수수 생산량은 절반 이상 준다. 극심한 폭염에 노출되는 사람도 4억 2천만 명이나 줄어든다고 한다.
전 세계 기후 전문가들과 정부 위원들이 지난 10월 우리나라 송도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패널(IPCC)’ 총회 때 채택한 1.5도에 관한 특별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1.5도가 갖는 의미와 그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도 담겨 있다. 이 내용을 토대로 ‘기후변화에 관한 당사국회의(COP24)’가 지금 폴란드에서 열리고 있다. 파리협정에 관한 구체적인 이행방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협상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미국이 협정 탈퇴를 선언했고 일부 국가들도 이행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도하기는, 모두가 1.5도의 목표 실현을 위한 정치적 의지를 분명히 하고, 국가 간의 견해 차이를 뛰어넘어 공동의 책임을 다하는 합의를 이룰 수 있기를 기도한다. 특별히 우리나라를 위해 기도해야 하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이기도 하지만 지구 온도상승 온실가스 배출량이 중국, 미국, 인도, 러시아, 일본, 독일 다음으로 세계 7위인데다 다른 나라보다 그 증가율이 높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다. 조금 더 늦으면 돌이킬 기회를 얻을 수 없다. 조금 불편하고 고통스럽다 할지라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구를 바라보자. “지구를 사랑함으로 내 제자임으로 보이라, 지구는 물론 기후약자들이 네 이웃이니, 겨울에는 따듯하게 입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입어라. 음식을 절제하고 육식을 덜 먹어라. 물건을 사는 것과 쓰레기 버리는 것에 신중해라. 웬만한 거리는 차가 아니라 자주 걷고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즐겨라. 나무는 쓰는 것 이상으로 심어라. 그것이 지구 사랑의 온도 1.5도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고, 네 이웃을 사랑하는 길”이라고 말씀하시는 주님 음성을 듣게 될 것이다. 그 길을 걸어야 모두가 골고루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이미 늦었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포기할 수도 없다. 오히려 교우들과 더불어 기회 있을 때마다 창조주 안에 머물러 있는지, 지구와 기후 약자들을 이웃으로 여기고 있는지를 살펴 창조주 하나님 앞에 바로 설 일이다. 1.5도를 이루려면 2035년까지 45%의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하고, 2050년까지 순 제로를 이루어야 한다니, 우선적으로 모두에게 골고루 비추이는 햇빛으로 필요를 채우는 걸음을 내딛으면 어떨까? 당장 무엇을 할지 고민이라면 기독교환경교육센터살림과 더불어, 서울의 요셉의원에 이어 금산 간디학교, 전주 평강원로원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환경살림나눔발전소’를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 ‘환경살림나눔발전소’는 다양한 액티비티를 통해, 모두가 조금씩 적은 돈을 모아, ‘하나님이 모두에게 조건 없이 비추시는 햇빛’발전소를, 공유 공간에 세워, 자신만이 아닌 기후 약자를 포함한 모두의 필요를 채우는 이웃사랑 프로젝트다.
대림절을 보내며 오시는 주님과 함께 기다리는 이가 있다. 다가오는 기후 재앙 앞에서 두려워 떨거나 주저하는 이가 아닌, 날마다 흔들릴지라도 오직 ‘생명을 주시고 또 풍성히 누리게 하실 주님’의 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그리스도인을. 그들과 함께 하늘로부터 내려주시는 하늘의 만나, ‘모두의 햇빛’으로 골고루 필요를 채우며 풍성한 삶을 누리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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