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서 실천으로, 두 교회가 환경선교의 다음 걸음을 내딛다
— 연동교회·호계교회 환경선교사 과정 이야기
연동교회와 호계교회에서 각각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한 환경선교사 과정이 7월 18일로 모두 마무리되었다. 같은 시기에 같은 이름으로 진행된 과정이지만, 두 교회가 걸어온 길과 현재의 자리만큼 내용과 마무리 방식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두 과정이 향한 곳은 같았다. 기후위기를 하나의 환경문제로만 보지 않고 창조신앙과 교회의 선교적 과제로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배운 내용을 각자의 삶과 교회 안에서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었다.
과정 중에 자주 되새긴 말이 있다.
“환경선교사는 창조세계를 새롭게 보고, 그 신음을 기도로 품으며, 자신의 삶과 교회를 바꾸고, 지역사회와 함께 생명을 살리는 사람이다.”
이번 두 과정은 이 문장을 강의로 이해하는 데 머물지 않고, 교회마다 자기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풀어 가는 시간이었다.
이미 길을 걸어온 연동교회, 다음 단계를 묻다
연동교회는 2023년부터 해마다 환경선교사 과정을 이어 왔다. 교회 마당의 식물과 작은 생명을 살피고, 재활용실을 운영하며 ‘덜 쓰고 덜 버리는’ 생활을 권하고, 교회의 에너지 사용을 점검하는 등 그동안 쌓아 온 활동도 적지 않다. 그 결실로 올해 녹색교회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래서 올해 과정은 환경문제를 새롭게 소개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그동안 해 온 활동을 어떻게 교회 전체의 고백과 실천으로 연결할 것인가”를 묻는 과정이었다.


6월 13일 첫 시간에는 유미호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이 ‘기후위기 시대, 살림의 영성으로 돌본다는 것’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를 돌보는 일과 이웃, 마을과 교회를 돌보는 일이 어떻게 창조세계 돌봄으로 이어지는지를 살폈다. 윤성련 연세대학교 객원교수는 ‘창조에서 기후위기까지, 신앙을 다시 묻다’를 통해 성서의 창조신앙과 오늘의 기후위기를 연결했다. 유영초 산림문화콘텐츠연구소장은 ‘기후
위기와 AI시대의 생태인문학’을 통해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넘어 인간과 자연, 기술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김종환 강사는 ‘생활 속 유해화학물질’을 주제로 세제와 화장품, 생활용품 속 물질이 사람의 건강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짚었다.
마지막 시간은 ‘연동 초록선언―탄소제로를 향한 우리의 고백과 실천’ 워크숍으로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독서와 자연관찰, 생태발자국 조사와 건물에너지 진단에서 발견한 내용을 돌아보았다. 환경문제를 생활습관이 아닌 신앙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인간만의 구원에서 창조세계 전체의 회복으로 성경읽기를 넓혀 간 독후감들이 눈에 띄었다. 자연관찰 영성일기에는 청둥오리와 개망초꽃, 비둘기와 구름을 바라보다 그 안부를 기도로 품게 된 기록이 있었다. 에어컨을 켜며 자신의 선택을 성찰하다가 폭염으로 고통받는 이웃과 기후정의의 문제로 생각을 넓힌 글도 있었다. 자연이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말을 걸어오는 이웃이 되어 가고 있었다.
생태발자국 조사에서는 여러 교우의 생활이 ‘지구 3개’가량의 자원을 필요로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를 개인의 죄책감으로 돌리기보다 먹거리와 이동, 주거와 냉난방, 소비와 폐기물을 둘러싼 생활구조를 함께 읽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회 건물에너지 진단도 중요한 과제였다. 연동교회와 가나의 집을 구분하여 살피고, 계약전력 550kW와 함께 연간 전기사용량을 정리했다. 사용량은 2023년 320,846kWh, 2024년 309,451kWh, 2025년 321,775kWh였다. 이제는 ‘얼마나 썼는가’를 넘어 어느 공간에서, 언제, 왜 에너지가 많이 사용되는지 살펴야 한다. 최대수요전력과 냉난방 설비, 공간별 운영방식까지 확인해야 탄소중립을 실제 계획으로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워크숍에서는 과제에서 얻은 배움을 개인의 약속과 교회의 1년 실천계획으로 바꾸었다. 예배와 영성, 교육과 다음 세대, 건물과 운영, 지역과 선교의 영역에서 이미 잘하고 있는 일과 새롭게 시작할 일을 찾고, 담당자와 시작 시기, 확인 방법까지 생각했다. 새로운 사업을 많이 더하기보다 예배와 교육, 식사와 행사, 예산과 시설 운영 안에 생명존중이 스며들게 하는 것, 그것이 연동교회가 이어 갈 다음 걸음이었다.


호계교회, 교회와 지역을 함께 보는 눈을 넓히다


호계교회 과정은 개인과 교회, 안양지역과 정책을 서로 연결해 보는 데 조금 더 무게를 두었다. 이전에 안양노회 기후교회 워크숍에 참여하고 교회 내 전문가를 통해 에너지 자가진단 내용을 검토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에너지 사용량을 다시 분석하기보다 교회생활의 여러 영역과 지역사회를 폭넓게 살피는 데 집중했다.
6월 13일 첫 강의는 유미호 센터장의 ‘마음으로 시작하는 기후 돌봄 실천’이었다. 기후위기 앞에서 느끼는 무력감과 불편함을 외면하지 않고 마음의 변화가 생활과 공동체의 변화로 이어지는 길을 살폈다. 6월 20일에는 윤성련 교수가 창조신앙과 기후위기의 관계를 짚었고, 6월 27일에는 유영초 소장이 AI시대의 생태인문학을 이야기했다. 7월 4일에는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이 ‘플라스틱 문제와 교회의 역할’을 강의했다. 개인의 분리배출만 강조하는 데서 벗어나 생산과 유통, 소비와 폐기에 이르는 구조를 보고, 교회의 구매와 행사문화까지 돌아보게 한 시간이었다.
호계교회에는 독서와 자연관찰 영성일기를 비롯해 교우들의 생태발자국 조사, 탄소중립 자가진단, 친환경 공간 찾기, 교회학교 녹색신앙교육 탐색, 안양의 기후변화 조사와 기후중보기도 작성 등 여러 미션이 제시되었다.
과제들은 서로 달랐지만 하나의 흐름을 만들었다. 『환경살림 80가지』를 읽은 글은 환경실천을 생활운동이 아니라 신앙회복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특히 음식과 옷, 물건의 생산과 유통, 교회의 구매와 행사까지 탄소배출의 범위를 넓혀 보면서, 개인의 실천뿐 아니라 교회의 운영방식과 사회구조도 함께 바꾸어야 한다고 짚었다. 『지구를 위한 성경 읽기』를 읽은 글에서는 인간중심의 성경읽기에서 하나님 중심의 성경읽기로 시선을 옮기며 성육신과 물질세계, 창조세계 전체의 구원을 연결했다. 창조세계 관련 성경을 손으로 쓴 필사 기록에는 환경실천을 ‘기꺼이 불편함을 선택하는 신앙’으로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지구정원사 가치사전』을 읽은 글은 공감·공생·멈춤·아름다움·배려를 생태적이고 영적인 가치로 풀었다. 인간만이 아니라 자연의 신음에도 공감하고, 다른 생명이 살아갈 공간을 내어 주는 삶을 생각하게 했다. 또 다른 글은 탄소중립을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웃사랑과 연결하며 기후위기에 더 취약한 사람들을 돌아보게 했다.
자연관찰 영성일기에서도 새로운 지식보다 새로운 시선이 자라고 있었다. 10년 동안 지나던 나무가 새롭게 보이고, 아침 산책길이 환경선교의 자리가 되었다. 빗소리에서는 땅을 살리는 은총과 집중호우의 재난을 함께 들었고, 수암천을 반복해 찾으며 오리와 나비, 왜가리와 물의 변화를 기록했다. 에어컨 바람에 시드는 꽃을 보며 자신의 편리함이 다른 생명에게 줄 수 있는 영향을 생각한 기록도 있었다. 관찰이 감탄으로, 감탄이 관계와 감사로, 다시 기도로 이어진 것이다.
안양의 평균기온 변화를 정리한 자료와 기후중보기도문, 안양시 지속가능발전계획을 살핀 과제도 의미가 있었다. 기후위기를 먼 나라의 일이 아니라 안양의 폭염과 집중호우, 대기와 하천, 기후취약 이웃의 현실로 읽었다. 교회의 역할도 개인실천을 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안양천 생태를 살피며 지역정책을 읽고 필요한 목소리를 내는 데까지 넓혀 보았다.
마지막 시간에는 과제에서 얻은 발견을 함께 나누고, 호계교회가 녹색교회(2025년 선정)로서 다시 시작해갈 일을 찾았다. 물론 좋은 생각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담당자와 첫 시작일, 중간 점검과 1년 뒤 평가까지 어떻게 연결할지 궁리했다. 기도를 행동으로 잇고, 호계교회가 안양과 호계동에 줄 수 있는 생태적 선물이 무엇인지 함께 묻는 시간이었다.





서로 달랐기에 더 분명해진 길
두 과정은 닮았지만 같지는 않았다. 연동교회는 여러 해 이어 온 환경선교사 과정과 녹색교회 활동을 바탕으로, 그동안의 실천을 ‘연동 초록선언’과 교회 전체의 탄소중립 계획으로 연결하는 데 무게를 두었다. 호계교회는 이전의 에너지 자가진단 경험 위에서 독서와 자연관찰, 교회 공간과 생활, 안양의 기후와 정책을 연결하며 환경선교의 시야를 넓히고 실천 기반을 다시 다졌다.
마무리 방식도 달랐다. 연동교회는 개인의 변화와 교회의 실천 가능성을 모아 공동의 초록선언과 1년 약속으로 발전시키는 데 집중했다. 호계교회는 과제에서 발견한 내용을 교회 운영, 예배·교육, 지역사회 실천으로 나누고, 공동체가 실제로 시작할 우선과제를 구체화했다. 하나는 축적된 활동을 교회의 구조와 문화로 깊이 뿌리내리는 과정이었고, 다른 하나는 교회와 지역을 함께 바라보며 다음 실천의 방향을 세우는 과정이었다.
다섯 번의 강의와 워크숍은 끝났다. 그러나 환경선교사 과정의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이다. 수료증을 받는 것으로 환경선교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교회 마당의 작은 생명을 다시 보고, 에너지 사용과 구매방식을 살피고, 일회용품이 넘치는 행사를 바꾸며, 폭염과 기후재난에 먼저 노출되는 이웃의 안부를 묻는 자리에서 환경선교사의 삶은 시작된다.
한 사람이 다르게 보고, 몇 사람이 함께 질문하며, 마침내 교회가 예배와 생활, 운영과 선교를 바꾸는 것. 이번 과정에서 심긴 배움과 약속이 연동교회와 호계교회 안에서 오래 이어져, 교회와 지역의 생명을 살리는 열매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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