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문화 이야기/살림 극장&토크

2024 첫 '살림극장토크', 땅에 쓰는 시를 보고나서

살림(교육센터) 2024. 6. 29. 00:50


지난 6월 27일 목요일 밤 1세대 조경가 정영선 님의 땅에 관한 철학을 담아낸 영화 "땅에 쓰는 시"를 “살림극장”으로 관람했다.

“땅에 쓰는 시”는 “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는 전통미학에 뿌리를 둔 정원 이야기 영화다. 50여 명의 참석자들은,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삶이 어우러진 공간, 정원의 모습에 모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자연과 사람의 조화를 이룬 정원이 우리 일상에서 얼마나 소중한 공간인지 새삼스레 그 가치를 깨닫게 하는 시간이었다.

주인공 정영선 조경가는 정원을 만드는 것이 단순히 꽃을 심고 나무를 기르는 것이 아니라, 치유와 회복의 장이자 자연을 보살피고 서로 소통하는 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대로 ‘터가 가지고 있는 특성과 정신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공간, 사람, 자연의 관계를 잘 읽고 드러낸 정원’을 바라보고 있으니, 내가 머물고 있는 공간과 그 안의 사람, 자연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사계절로 다채롭게 펼쳐지는 어느 정원 이야기에선가는 눈물이 주루륵 흐르는 걸 씻어내야했다 … 선유도 공원을 비롯해 이름을 대면 알만한 곳, 그녀의 손길이 닿은 정원들을 계속 바라보고 있다보니, 꿈꾸고 있는 내일을 향한 답이 제시되는 듯 희망을 미리 보는 듯도 했다. 

영화 후 이어진 “살림극장토크”에서는 마인드풀 가드너스의 김현아 대표를 만났다. 그는 정원활동을 식물을 가꾸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개입 가능한 모든 활동으로 확대해서 설명한다. 일상에서 단 5분이라도 자연을 관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며, 지속적인 식물과의 교감을 통해 변화를 알아차릴 때의 쾌감을 전했다. 초보 정원사라면 관찰을 통한 식물 알아가는 것부터 해볼 것을 권했다. 때때로 '불멍' 하듯 '풀멍'을....^^

그래서 그런지 그는 모두에게 정원사의 길을 초대하면서도 크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땅을 돌보는 사람으로서, 실내에서 식물 키우는 걸 잘 실패하는 이들에게 죽이는 게 아니라 자연으로 돌아가는 거"라며 용기를 준다^^ 

마무리할 때는, 도시교회 정원을 만들고 그곳에서의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과의 협력 가능성까지~ 곧 도시교회 정원숲 만들기 시범교회 운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멋진 교회 정원을 꿈꾸어보는 자리이기도 했다. 고마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