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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녹색)교회 이야기/탄소중립 기후교회

수수꽃다리 다섯번째> 소형전자제품 수리수선 워크숍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by 살림(교육센터) 2026. 9. 30.

“이거, 정말 고장 난 걸까요?”

수수꽃다리 다섯 번째 워크숍 ― 소형전자제품과 아이폰 배터리 수리


수수꽃다리의 다섯 번째 만남은 조금 긴장감이 있었습니다. 바늘과 실도, 우산살도 아닌 스마트폰을 직접 열어보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워크숍은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과 동대문구 탄소중립지원센터, 그리고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자발적불편운동이 함께했습니다. 주제는 소형전자제품 수리, 그 가운데서도 아이폰 배터리 교체였습니다.
 

새것을 사기 전에, 수리를 끼워 넣기

먼저 살림센터장 유미호가 수수꽃다리가 계속 던져온 질문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고장 나면 우리는 왜 곧바로 새것을 검색할까요?” 휴대전화와 무선이어폰, 휴대용 선풍기, 무선청소기처럼 우리 곁에는 충전해서 사용하는 작은 전자제품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배터리 수명이 다하거나 작동이 조금 이상해지면, 고장 원인을 살펴보기보다 제품 전체를 바꾸기 쉽습니다. 
이날은 ‘구입 → 사용 → 폐기’ 사이에 ‘관리하고, 살펴보고, 수리한다’를 다시 넣어보자고 이야기했습니다. 재활용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오래 사용하고 고쳐 쓰는 일이 자원을 덜 꺼내고 폐기물을 줄이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자리에서는 ‘자발적 불편’도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불편을 참고 견디자는 것이 아니라, 편리함 때문에 너무 빨리 버리는 습관을 잠시 멈추고 물건의 수명을 한 번 더 이어보는 것, 그것도 오늘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자발적 불편일 것입니다.
 

“수리는 청소에서 시작됩니다”

이어 수리상점 곰손의 박성연 강사와 본격적인 소형전자제품 수리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말 가운데 하나는 이것이었습니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수리의 첫 번째는 청소예요.” 키보드 사이의 먼지, 무선이어폰에 쌓인 이물질, 청소기의 막힌 필터처럼 ‘고장’이라고 생각한 문제가 간단한 청소와 관리로 해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 다음은 배터리 상태를 살피고, 전선이나 연결 부위를 확인하고, 정말 부품 교체가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일입니다. 무조건 뜯는 것이 수리가 아니라 어디까지 내가 할 수 있고, 어디부터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는지 아는 것 역시 수리의 기술임을 배웠습니다.
 

드디어 아이폰을 열다

그리고 이날의 하이라이트, 아이폰 배터리 교체 실습. 전원을 끄고, 아주 작은 나사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순서대로 놓고, 전용 도구를 이용해 천천히 기기를 여는 과정이 시작됐습니다.
“급하게 하면 안 됩니다.” 몇 번이고 나온 말입니다. 아이폰 안에는 크기도 모양도 다른 작은 나사와 얇은 연결선이 촘촘하게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참가자들의 표정도 어느새 진지해졌습니다. 조금 전까지 웃으며 이야기하던 손이 작은 나사 하나 앞에서 조심조심 움직였습니다.
배터리를 떼어내고 새 배터리를 연결한 뒤, 다시 마지막 조립하기 전 전원이 들어오는지 확인하는 순간에는 자연스럽게 모두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였습니다. 
켜졌습니다. 그 짧은 순간의 기쁨은 새 휴대전화를 개봉할 때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내 손으로 다시 살렸다.” 오래 사용한 물건에 다시 시간이 주어진 기쁨이었습니다.
 

수리의 시대는 정말 끝났을까요?

수리점은 사라지고, 부품과 정보는 구하기 어렵고, 새로 사는 것이 수리하는 것보다 싸게 느껴지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수리의 시대는 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날 우리는 오히려 다른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수리는 단지 몇 푼을 아끼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사용해온 물건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 구조를 조금 이해하고, 버릴 시점을 늦추는 경험이었습니다. 혼자라면 엄두가 나지 않던 일도 옆 사람과 배우고 도구를 나누면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수수꽃다리가 만들고 싶은 것은 단순한 수리 기술 교육만은 아닙니다. 동네 가까운 곳에서 “이거 버려야 하나요?”라고 물을 수 있고, “한번 살펴봅시다”라고 답해주는 사람이 있는 것. 그런 수리의 문화가 다시 동네에 자리 잡는 것입니다.
 
이번 다섯 번째 수수꽃다리에서도 물건 하나를 고치는 동안 사람과 사람이 이어졌습니다.
버리기 전, 5분. 새것을 검색하기 전, 한 번만 더~ “청소하면 되지 않을까?” “배터리만 바꾸면 되지 않을까?” “이것, 다시 살릴 수 없을까?” 수수꽃다리는 그렇게 오늘도 물건의 수명과 사람의 손, 그리고 지구의 시간을 조금 더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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