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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교회학교 이야기/찾아가는 살림스쿨

그림책에서 만난 감각, 이제 교실로 갑니다

by 살림(교육센터) 2026. 8. 12.

 

그림책에서 만난 감각, 이제 교실로 갑니다

「도시, 사이를 보다」 연구를 마치고 숭의여고에서 현장수업을 시작합니다

지난 2월, 돌 하나를 앞에 놓고 시작했던 질문이 이제 교실로 향합니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의 「그림책으로 연결하는 열두 달 감각활동 – 도시, 사이를 보다」 연구모임이 프로그램 개발 과정을 마무리하고, 숭의여고 학생들과 실제 수업을 진행합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연구모임 참여자들은 그림책을 함께 읽고, 도시의 자연을 새롭게 바라보는 감각활동을 만들고, 직접 활동해 보며 수정하는 과정을 거듭해 왔습니다. 생태환경교육 활동가, 교회 사역자, 환경교육사, 숲해설사 등 서로 다른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머리를 맞댔습니다.
우리가 만들고 싶었던 것은 환경지식을 하나 더 전달하는 수업만은 아니었습니다. 도시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잠시 멈추어 보고, 듣고, 만지고, 움직이며 자신과 자연의 관계를 느껴보는 시간, 그림책 한 권을 통해 평소 지나쳤던 생명과 사물을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었으면 했습니다.

도시의 ‘사이’를 다시 바라보는 수업

「도시, 사이를 보다」는 도시를 콘크리트와 건물로만 바라보지 않습니다. 도시와 자연 사이, 사람과 생명 사이, 나와 타인 사이, 나의 몸과 마음 사이에는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수많은 관계가 있습니다. 연구모임에서는 그림책을 그 관계의 문을 여는 매개로 삼았습니다.
그림책을 함께 읽고, 한 문장을 마음에 담아보고, 몸을 움직이고, 자연물과 사물을 만지고, 그림을 그리고, 서로 이야기를 나눕니다. 지식으로 먼저 설명하기보다 감각을 깨우고, 그 감각이 질문과 성찰로 이어지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습니다. 첫 연구모임에서 도시에서 가져온 돌 하나를 굴리며 그 궤적을 그렸던 활동도 그러했습니다. “이 돌은 어디서 왔을까?” 단순한 질문 하나에서 “너는 어디서 왔니?”라는 물음이 생겨났고, 평소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던 돌 하나에도 시간과 장소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환경을 ‘가르치기’ 전에 존재를 바라보는 연습이었습니다.

연구모임을 넘어 학생들을 만납니다

이제 9월 연구모임에서 함께 만들고 다듬어 온 활동을 숭의여고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직접 나눕니다. 연구자들끼리 해볼 때와 실제 청소년들이 경험할 때는 분명 다른 반응과 질문이 나올 것입니다. 어떤 그림책에서 오래 머무를지, 어떤 활동에서 마음이 열릴지,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도 궁금합니다. 그래서 이번 수업은 완성된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적용’하는 시간이라기보다 학생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다시 완성해 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수업에서는 그림책을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감각을 깨우는 몸·예술 활동을 하며 자신의 삶과 연결해갈 것입니다. 아이들이 도시에서 살아가며 무심코 지나쳤던 나무 한 그루와 풀 한 포기, 바람과 햇빛, 동물과 사물의 존재를 조금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자연을 돌보는 일이 멀리 있는 거대한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것만이 아니라, 내 곁의 존재와 다시 관계 맺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경험했으면 합니다.

연구에서 교육으로, 다시 교재로

숭의여고에서의 현장수업은 「도시, 사이를 보다」의 끝이 아니라 다음 단계입니다. 학생들의 반응과 수업을 진행한 연구자들의 관찰을 함께 기록하고, 활동의 난이도와 질문, 진행방식을 다시 살펴 프로그램을 보완하려 합니다. 이렇게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와 교회, 마을과 환경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그림책 감각활동 프로그램과 교재로 발전시켜 갈 계획입니다. 
2월 첫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환경을 가르치기 전에, 먼저 느끼는 법을 배우는 것. 메시지를 전달하기 전에, 존재를 만나는 것. 그동안 연구모임 안에서 품어온 이 문장이 이제 교실에서 어떤 모습으로 피어날지 기대가 됩니다.
돌 하나에서 시작한 질문이 그림책을 지나 학생들의 몸과 마음에 닿기를... 그리고 그 만남이 다시 도시의 작은 생명과 우리 삶 사이의 관계를 이어주기를 소망합니다. 
그림책에서 시작된 감각이 삶으로, 연구모임에서 함께 만든 배움이 이제 교실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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